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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년(老年)의 영성(靈聖)
    • 작성일2013/02/1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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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년(老年)의 영성(靈聖)
     
     
     
      
    영성생활에 어디 젊음과 늙음이 있겠는가만 당해봐야 안다고 늙음에 들어서니 나이 듦의 영성을 깨닫게 됩니다. 늙음과 죽음은 인간이 거부하고 싶어도 막을 길이 없습니다. 아무리 자기 몸에 젊음의 옷을 입힌다 해도 늙음은 그 옷 속으로 스며듭니다. 세월 앞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세월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얼굴로 사는 것입니다. 젊게 보이려 젊음의 옷을 걸치고, 성형하는 것에 온 신경을 쏟는 것은 세월과 늙음에 대한 모독입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인간은 주름살을 존경하며 세월을 받아들이는 지혜를 쌓아야 합니다.
     
     
     
      
     
     
    태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늙고 병들고 죽는 것도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이 지혜를 깨달을 수 있도록 긴 인생, 늙음을 선사하셨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가 태어날 때 이미 늙음과 죽음의 씨앗을 안고 태어났음을 압니다. 늙음을 받아들이고 늙어가는 것에 감사하며 자기 몸 안에 뿌려진 늙음의 씨앗을 잘 키우는 것은 나이를 초월하여 우리 인생이 도달해야 할 영성입니다.
     
     
      
     
     
    결국 나이 듦의 영성이란 노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에서 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가 추구하고 살아야할 영성입니다. 생로병사(生老病死), 이 단순한 자연의 이치에서 벗어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가 늙습니다. 그러나 늙음을 단순히 죽음 전에 오는 한 과정으로만 이해한다면, 그래서 생에 대한 체념이나 허무만을 강조한다면 생명을 선물로 주신 하느님의 창조행위에 대한 몰이해일 뿐 아니라 자기 삶의 완성에 대한 거부이기도 합니다.
     
      
     
     
     
    우리 각자의 삶은 태어남으로 시작되고 죽음으로 지상의 삶은 완성됩니다. 그렇다면 노년은 삶의 연륜과 함께 이루어진 지혜의 충만이요 예지(叡智)의 완성의 경지이여야 합니다. 그 때 나이 듦의 영성은 우리 모두가 살아야할 영성이라는 말이 힘을 얻을 수 있고, '노인은 젊은이의 미래'라는 말이 절로 우리 입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장수를 누리며 백 칠십 오년을 살다가 죽어 선조들 곁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아브라함을 통해 직접 시작하신 인류의 축복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보여준 것과 같은 진정한 믿음, 떠남의 삶을 살 때 축복의 역사는 내 역사가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아브라함의 흔들림 없는 믿음이 단번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세월과 더불어 나이와 더불어 그리고 그 세월마다 새로이 일어나는 사건을 통하여, 그 사건을 뚫고 나아가 점차적으로 도달하게 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믿음'은 나 자신, 내 사고와 기대, 원의(願意)를 떠나 온전히 하느님께 귀의(歸意)하는 것임을 우리는 노인 아브라함의 '떠남'의 영성을 통해 배웁니다. 나이 듦은 나를 떠남입니다. 나의 과거, 나의 고정된 사고방식, ()을 가장한 에고(Ego)를 떠날 때 내 이웃, 내 아내, 남편, 아들딸, 손자손녀가 제대로 보이고 그 안에서 하느님 축복의 역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노인만을 위한 영성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성은 나이와 함께 무르익어 갑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다 이 영성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성에 도달한 이는 나이를 초월하여 모든 이로부터 존경을 받고, 나이가 들었어도 이 영성에 도달하지 못한 이는 추하여 비웃음을 받습니다. 늙음은 우리가 피해 가야 할 것이 아니라 기쁘게 맞아들여야 할 것임을 깨우쳐 줍니다.
    
     
      
     
     
    가톨릭복지관 후원홍보 팀장 원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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